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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

일요일 아침부터 사람이 가득! 마드리드의 벼룩시장 엘 라스트로(El Rastro)

by es-the-rkive 202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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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환경에서는 조금 더 그 곳의 일상을 지켜보는 관찰자로서 지내기 때문인지 일상에서의 호불호를 내려놓고 조금 더 수용하게 된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행을 가면 사람들이 많이 가는 핫플레이스를 한 번 쯤 경험하게 되는 것에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은 마드리드에서 일요일 벼룩시장이 열리는 El Rastro였다. 

https://goo.gl/maps/oLDwfL1xc8iRt4KW6

 

RASTRO - MERCADO · Av. de la Aldehuela, 37003 Salamanca, 스페인

★★★★☆ · 시장

www.google.com

 

오늘도 즐거운 교통수단 체험하기! 환승을 하거나 새로운 곳에 갈 때면 스스로가 조금씩 레벨 업 하는 것 같아 즐겁다.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나가며 모험하는 즐거움.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가야지, 싶어 오전 10시쯤 La Latina역에 도착했다.

 

명사에 남성/여성을 붙이는 스페인어의 특성을 고려하면 La Latina 역은 'The Latin Woman'이라는 의미인가? 

찾아보니 이 지역은 마드리드 다운타운의 역사적 의미를 지닌 중심지라고 한다. 도시의 성벽에서는 이슬람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고.

La Latina는 1499년 유서깊은 병원이 건립된 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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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침 10시부터 길에 사람이 가득 차있는 것이다 😱 

본격 사람들 틈바구니에 들어가기 전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근처를 둘러보다 까페를 발견했다.

 

 

세상에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카페에서 줄을 서있다니, 정말 부지런하잖아...?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빵과 디저트,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니 이 곳은 실패하지 않을 것 같아 줄을 서보기로 한다.

로컬의 삶을 맛보는 경험이 여행의 큰 목적인 나에게는 기다림도 즐거운 경험이다.

 

 

커피와 함께하기 좋은 달달한 디저트를 보니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뚝딱 한 끼를 할 수 있겠는걸 🤤

 

하지만 숙소에서 츄러스에 가벼운 커피 한 잔을 하고 나온 나에겐 사람들을 뚫고 시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식사가 더 시급했다. 

그릴에 잘 구워져나온 빵과 사르르 녹은 치즈, 햄이 더해진 샌드위치에 커피 한 잔을 하며 추위를 녹여본다.

 

30분쯤 시간을 보낸 후, 사람들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시장 입구로 뛰어들었다. 

속도를 휙휙 내며 걷기는 어렵겠지만, 이 곳의 사람들이 보내는 주말을 있는 그대로 경험해보자! 

추운 2월의 날씨임에도 스페인의 태양은 강렬하다.

 

입구는 벼룩시장 이름이 적힌 엘 라스트로 에코백으로 시작한다. 

장보기 전에 장보기 가방을 사는 것도 괜찮지. 

잠시 디자인을 살펴보다가 안쪽에 파는 곳이 더 있을 것 같아 '초반부터 쇼핑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지나쳤는데, 쇼핑을 할 계획이라면 여기서 에코백을 하나 사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안쪽이 워낙 정신이 없기도 하고, 에코백을 파는 곳은 초입에 여러 곳이 있고 이후에 보기가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의 향기(Esencias Naturales)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미니 병을 보고 있으니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사장님이 시향지를 건네주었다. 깜빡 살 뻔 했다. 

 

없는 것이 없는 엘 라스트로를 담은 사진들.

 

 

 

한참을 사람들 틈에서 천천히 움직이다 만난 곳. 

잠시 큰 길에서 빠져나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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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서 길을 찾을 때 건물을 올려다보면 벽에 어느 도로인지, 광장인지를 알려주는 타일 형태의 안내판을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도로안내 디자인을 한 타일을 판매하는 곳도 찾아볼 수 있었다. 

 

No digas lo que piensas pero piensa lo que dices.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지 말고 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라.

왠지 있어보이는 문장의 타일들도 있고, 구글 검색창을 흉내낸 유머코드의 타일도 있었다.

귀국 길에 깨질 수도 있어 사진 않았다.

 

 

잠깐 여기서 BTS 포스터가...? 

벼룩시장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인데 Authentic이 적혀있는 아이러니컬함도 재미있다.

 

 

어릴 때 어른들을 따라 시장을 다니면 '여기 다 메이커야~' 하는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던 기억.

전부 브랜드(Todo Marca)라고 적힌 손글씨 안내판을 보니 오랜 기억이 떠올랐다.

 

정말 반가운 떼레레(Tereré) 병을 발견했다!

파라과이에서 보편적으로 마시는 떼레레는 마테차를 얼음과 함께 차갑게 먹는 형태이다. 큰 병에 얼음물을 가져가고, 옆에 달린 손잡이에 음료잔을 넣는다. 마테차 잎을 음료잔에 넣은 후 얼음물을 가득 채우고, 전용 빨대로 마시면 이마가 띵할 정도로 시원하면서 잠이 깬다. 

보고타에서 일할 때 매일 아침 옆 팀에서 일하던 교민 친구가 와서 먹으라며 주곤 했었던 추억이 생각나 반가웠다.

 

벼룩시장이면 빠질 수 없는 오래된 물건들.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 골목마다 사람들이 가득 차있고, 음식점 앞엔 긴 줄이 늘어섰다.

 

미래에 한 곳에 정착하게 된다면 사고 싶은 가구들도 눈에 담아본다.

 

약간 쌀쌀하지만 상쾌하고 맑은 마드리드의 하늘을 보며 오늘의 벼룩시장 투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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