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4 봄을 앞두고, 지난 겨울 돌아보기 | 1-2월 회고 회사와의 긴 이별 준비 30대의 시작부터 5년을 바친 회사와 기나긴 이별을 하고 있다. 내 퇴사를 듣고 며칠 후에 '먼저 퇴사를 하게 되었다'며 갑작스레 떠난 팀장님은 내게 마음을 먹으면 빨리 떠나라고 했지만, 이전 회사를 떠나면서 결심한 것이 있었다. 이별할 시간을 주자고. 지난 가을부터 고통의 하루를 반복하며, 남아서 싸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떠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빠르게 떠나는 것과 천천히 헤어지는 방법 사이에서 결심하지 못한 내 마음이었다. 애정인 줄 알았던 조직에 대한 마음이 실은 내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미련을 이루어줄 환경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한 후 나는 긴 고뇌의 끈을 놓았다. 퇴직이 쉽게 도망치는 선.. 2023. 3. 2. 술이 계속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홈파티 후기 연말 송년회 겸 크리스마스 이브날, 절친한 회사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작년 연말도 전에 살던 오피스텔에서 이 친구들과 송년회를 했었으니 이 번이 두 번째. 한 달 전에 날짜를 잡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 선물받은 커튼을 서둘러 달고, 접이식 테이블과 식탁보를 샀다. 크리스마스 재즈를 유튜브로 틀어놓으니 그럴싸한 광경. 집에 있던 발베니 12년산과 선물받은 포트 와인을 꺼냈고, 바틀샵 사장님에게 추천을 받았다며 친구가 사온 (산타복을 입은) 와인과 뱅쇼(=글뤼바인)만 해도 충분해보이지만... 생일선물로 받은 술샘 등-장. 술병들 뒤에 있는 박스는 엠앤엠즈 어드밴트 캘린더. 생일선물로 한달치 달달이를 받는 어른의 삶은 참 좋은 것이 틀림 없다. 먼저 개봉한 글뤼바인을 전자렌지에 데워 따뜻한 식전주.. 2023. 1. 5. [서촌 맛집] 연말 소규모 모임으로 좋았던 Dekad 다시 연말이다. 지난 2년 동안 고요했던 연말이 끝났음을 알리는 듯 서촌엔 가는 곳마다 사람이 그득했다. 평일 낮이었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카페 세 곳을 다녀야 할 만큼 따뜻한 공간엔 사람들이 많았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올 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내년엔 더 자신만의 콘텐츠로 삶을 일구어나갈 친구들을 보면서 지난 1년 이상 고민했던 직장생활에 대해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결정을 잘 한 것이라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12월 마지막 주, 한 해를 회고하며 좋은 이들과 함께 마무리를 하고, 오래 일해온 직장엔 이별을 고했다. 추운 날씨에 길이 많이 얼어있었기 때문에 많이 취하지는 않으면서 가볍게 와인 한 잔과 식사를 곁들일 곳으로 친구가 추천해준 곳이 dekad였다. 비교적.. 2023. 1. 4. 새 해 첫 날, 하루 동안 한 일 MBC 가요대제전을 보며 새 해를 맞은 후 2시쯤 잠들었나, 7시 반쯤 깼는데 전기장판에 데워진 따뜻한 침대와 새로 사서 세탁을 맡겼던 극세사 이불의 첫 개시로 포근함을 느끼면서 다시 잠들었다. 그래도 일요일 치고는 이른 9시쯤 눈을 떴다. 습관처럼 잠시 듀오링고를 하면서 누워있다가, 새 해에 맞춘 것인지 성찬식을 한다고 해서 교회에 가기로 했다. 신앙심이라기 보다는 편한 지인들을 만나러 가는 것에 가깝지만, 움직일 겸 지하철을 타고 대림으로 향했다. 줄을 서서 나가서 순서대로 성찬식을 진행하지 않고 빵🍞과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고 오시면 하나씩 방식으로 진행해서 무척 독특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그랬을까? 점심으로 따끈한 가래떡과 모카빵, 그리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 시간 쯤 도.. 2023. 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