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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매일의 삶

술이 계속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홈파티 후기

by es-the-rkive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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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회 겸 크리스마스 이브날,

절친한 회사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작년 연말도 전에 살던 오피스텔에서 이 친구들과 송년회를 했었으니 이 번이 두 번째.

한 달 전에 날짜를 잡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 선물받은 커튼을 서둘러 달고, 접이식 테이블과 식탁보를 샀다.

크리스마스 재즈를 유튜브로 틀어놓으니 그럴싸한 광경.

 

집에 있던 발베니 12년산과 선물받은 포트 와인을 꺼냈고, 

바틀샵 사장님에게 추천을 받았다며 친구가 사온 (산타복을 입은) 와인과 뱅쇼(=글뤼바인)만 해도 충분해보이지만...

홈파티
오후 3시에 시작한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

 

생일선물로 받은 술샘 등-장. 

술병들 뒤에 있는 박스는 엠앤엠즈 어드밴트 캘린더. 생일선물로 한달치 달달이를 받는 어른의 삶은 참 좋은 것이 틀림 없다.

 

먼저 개봉한 글뤼바인을 전자렌지에 데워 따뜻한 식전주로 홀짝거리며 음식을 준비했다. 

시나몬 향이 거의 나지 않고 바나나의 단 향이 나는 맛이었는데, 이 날 조금 남은 글뤼바인을 며칠 후 몸이 안 좋을 때 데워서 두 잔 마시고 푹 잤더니 괜찮아졌다. 

왼쪽 귀퉁이에 보이는 꾸러미는 웰컴 기프트로 나눠준 제주 아일랜드 조르바의 드립백 커피. 

600

귀여운 산타모자는 제주 소품샵에서 인센스를 살 때 사장님이 챙겨주셨다. 

알차게 인테리어에 활용하기 'ㅅ'

 

취미로 제빵을 하는 친구가 가져온 너무나 촉촉 달콤 폭신한 빵. 

회사에서 만나 끈끈한 친구가 된 이들이 각자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는 커피를, 누군가는 제빵을 한다. 처음 시작은 어떤 거창한 목적이 없었지만, 그렇게 직업을 찾게 되기도 하고.

'난 무엇을 할까?'는 지난 1년 반의 숙제였다. 여전히 일이나 성과와 직결되지 않는 소소한 행복을 찾는, 하지만 꾸준히 할 수 있고 재능도 있는, 소비를 넘어 생산을 하는 취미를 아직 명확히 찾진 못한 것 같다. 얕고 넓게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긴 고민의 끝에 계속 망설이던 글쓰기를 시작한 건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고, 좋았던 순간을 잘 기록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며 조개를 해감하고, 도착하는 시각에 맞추어 면을 삶았다. 

파스타는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으니까.

 

끝나지 않은 새로운 술... 친구가 예쁜 분홍빛 복순도가를 가져왔다. 

잠깐, 주종이 어떻게 되는거지? 싶었지만 다 마실거라 믿고 이틀 전에 와인-막걸리-위스키-전통주를 넘나들다 고생한 기억은 저멀리 잊기로 한다.

테이블 아래 원소주, 빡치주, 또 다른 술이 더 있었지만...... 살아야 하니 그만 꺼내기로 한다.

 

대체로 친구들이 모이면 놀러가는 입장이었는데, 

집에 초대를 하고 보니 음식을 내어도 뭔가 부족해보이고, 계속 뭐 더 꺼낼 건 없나 생각이 든다.

그러다 뇨끼의 존재를 깨닫고 꺼냈는데, 웬걸 이 소스가 너무 괜찮은 거다.

그렇게 냉동실에 있던 비건 단호박식빵도 등장하게 되고. 식빵 사두길 너무 잘했어.

 

모자를 씌우니 눈코입을 그리자는 말에 집에 있던 네임펜을 냉큼 꺼냈다. 은근히 잡동사니가 많은 것이 이럴 땐 도움이 된다.

 

막걸리 호불호가 심한 나에게도 이질감 없이 잘 넘어갔던 빨간쌀 막걸리

 

이틀 전 술자리에서 요새 젊은 사람들(20대)은 플래시를 켜고 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를 기억한 친구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엠앤엠즈 어드밴트 캘린더 안에 있던 달달이가 와르르-

 

한창 식사를 하고, 컬리에서 주문해둔 하몽을 꺼냈다. 무난하게 맛있었음!

하몽

 

입에 들어가기까지 진입장벽이 있었던 체리페퍼 크림치즈. 

유리병 용기부터 장아찌 느낌이 좀 있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달달 고소하면서 살짝 매운 맛이 입맛을 돌게 한다. 

술도 더 들어가게 하고. 

체리페퍼 크림치즈

 

이 날은 가요대전 연말 무대가 있던 날이라, 저녁이 되자 같이 TV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었다. 

라라스윗 우유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해서 여름 내내 먹다가, 태극당 모나카가 비마트에 출시되어 처음 구매해봤는데 아주 괜찮았다. 가격이 꽤 높지만.

태극당 모나카

 

이 날 오후 3시 반부터 시작한 자리는 오후 11시까지 이어졌다. 

어려웠던 한 해 잘 지낼 수 있게 의지가 되어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안고, 

새 해에 더 즐거운 자리를 마련해보려 한다. 

 

 

Photographed by elaine https://www.instagram.com/y_photo_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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