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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

마드리드 경유지 헬싱키로 가는 핀에어 탑승기 & 글루텐 프리 기내식

by es-the-rkive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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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당일치기 글타래 👇

 

평일 밤 10시 30분, 북적이던 공항이 조금씩 한산해지는 늦은 시각.

헬싱키로 가는 항공기의 탑승 시각이 되고, 그룹 별로 질서정연하게 항공기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미리 모바일로 체크인을 하여 선택한 창가 좌석이 화면에 표시되어 있다.

모니터를 보는데 꽤 최근의 설비인 것 같았다. 직사각형의 화면과 꽤 쨍해보이는 화질이 영화 감상에 좋을 것 같다.

참, 좌석마다 있던 리모컨(조이스틱...)이 없고, 화면 하단에 이어폰 단자와 USB 포트가 있어 이전 항공기에서 경험했던 자리를 이동할 때 이어폰이 걸리적거리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긴 시간의 비행 동안 시간에 맞추어 무엇이 진행될 지를 알려주는 것이 꽤 직관적이었다. 

이런 깔끔한 UI 너무 좋아요. 

 

기내에서 추가로 이용할 수 있는 음료, 주류, 간식거리를 이코노미석에서 그것도 화면으로 본 것은 처음이다.

잠이 쏟아져서 기내에서 음주를 안 한 것이 조금 아쉬워라.

 

핀에어 포인트로도 결제할 수 있는 것 같다. 

밤 비행기였고 승무원들이 바빠보여서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 귀국 길에 해볼 예정이다.

 

가장 궁금한 영화/드라마. 탑건:매버릭, 미나리가 있고, 작품이 많은데 대부분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았다. 

미나리를 다 보고, 착륙 전 탑건을 조금 감상했다. 역시 (이전에 탔던 항공기 대비) 화질이 좋았고, 화면을 둘러싼 구조물이 화면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한 때 아주 빠져서 봤던 배틀스타 갤럭티카도 있었다. 그런데 자막 왜 없어요? ㅠㅠ

 

베개는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잘 때 정말 유용하게 잘 사용했다.

온종일 일한 후 밤 비행기를 타서일까, 영화는 한 편만 봤고 내리 잘 자서 오히려 피로를 풀었다.

 

이륙 후 30분 쯤 위치를 확인해보니 강원도로 향하고 있었다. 

이 비행 어디로 가는거지? 하고 봤더니, 러시아 쪽으로 갈 수 없어 동해 -> 북극해 쪽으로 빙 돌아가는 여정이다.

너무 신선해. 

 

담요 커버에 끈적이는 것이 약간 묻어있어 승무원에게 물티슈를 요청하려다가, 물티슈가 영어로 뭐지? 싶어서 얼른 찾아보니 Wet Wipe라고 쓴다고 했다. 이야기하니 바로 캐치하고 챙겨주셨다. 도톰해서 착륙 후에도 필요할 때 잘 썼다. 

누가 스마트폰을 분명 닦지 않았을까

 

항공권 결제 시에 신청했던 글루텐 프리 기내식! 두근두근

건강 상 못 먹어서는 아니지만, 밀가루 음식을 줄인 지 오래되었고, 속이 더부룩한 느낌을 기내에서는 특히 쉽게 느끼게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 식사를 하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글루텐 프리 맞는지 물어보고는 준비한 기내식을 내어주었다. 처음엔 '이 종이 박스는 뭐지?' 싶었는데, 옆자리 승객들도 종이로 된 기내식 박스를 받았다. 

 

빵 대신 받은 쌀과자 ㅎㅎㅎㅎ 

 

보기에는 일반식 대비 비주얼이 약해보일 수 있지만, 장시간 비행을 하면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식사여서 아주 부담이 없었다. 

새우가 올려진 토마토 조각, 과일, 그리고 슬라이스한 오렌지와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에 깍뚝썰기 한 감자는 적당히 포만감을 주면서도 속이 편안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 날 좋은 선택이었다. 

 

출발 후 두 시간쯤 되었을 때. 

오로라의 나라를 의미하듯 화면 하나에도 신경을 쓴 것 같았다. 헬싱키에서의 짧은 데이투어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내의 조명을 끄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피곤한 하루였으니까. 

 

중간에 깨서 위치를 확인해보니, 와우 살면서 내가 여길 지나가다니. 

비행기는 부지런히 북극해를 향해 나아갔고, 흔들리는 사진 한 장만 남기고 나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보니 이미 자리에 펴둔 테이블에 기내식이 놓여져 있었다. 

착륙 전 점등 + 승무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조차 모르고 세상 숙면을 했다니. 오랜만의 장거리 비행을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코노미에서도 너무나 잘 자는 나...

 

두 번째 글루텐 프리 기내식을 열어본다. 자는 동안 소화가 빨리 되어 배가 고프기도 했었다.

 

이것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당근, 브로콜리, 빨간 것은 수박, 하얀 것은 감자 같은 무언가였다. 졸립고 배고픈 상태라 무엇인지 확인하기보다 눈 감고 남김 없이 깨끗하게 먹었다.

 

긴 시간 바다 위를 날았던 항공기는 북극해를 지나 핀란드 북쪽에서부터 남부 헬싱키로 내려왔다. 

처음 가보는 북유럽의 짧은 관광은 어떨까,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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