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추석,
아직 해외 여행이 원활하지 않았고,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던 마음은 또 명절을 핑계로 제주행 티켓을 끊고 있었다.
시골이 제주인지라, 오히려 명절에 기간을 딱 맞추어 다녀오는 것이 어렵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오려면 명절 연휴 3일 전 서울에서 출발, 명절 연휴 2일 후 제주에서 출발하는 정도의 여유로운 일정 예약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재택과 병행할 생각을 하고 랩탑을 가방에 넣기로 한다. 짐 검사할 때 따로 꺼내는게 정말 귀찮지만 잠깐의 불편을 감수하기로.
(아시아나 기준) 평일 저녁에 저렴한 항공권들이 있어서, 6시간 근무를 한 후 반반차를 사용해서 조금 일찍 출발했다.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맑은 하늘 아래 이륙을 기다리는, 혹은 막 도착하는 비행기들.
제주의 동쪽으로 가기 위해 많이 이용하는 버스가 101번 버스일 것이다.
101번 버스를 타고 쭉 가다 함덕에 내려 부모님을 만나 식사를 하고, 저녁이 되어 김녕 숙소에 도착했다.
이번에 예약한 곳은 걸어서 1분이면 김녕 앞바다에 닿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
이번에 찾은 숙소의 기준은 개인실 + 전용 화장실이 있고 본가에서 버스로 20분 이내였다.
1층은 공용공간으로 운영되어 커피를 내려 마시거나 주방을 이용할 수 있는 깔끔한 공간이었다.
건물 밖 계단을 올라 2층에서 열쇠로 문을 여니 아담하고 깨끗한 방이 나왔다.
2층이라 밖을 보기에도 좋고,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랩탑으로 작업하거나 잡동사니를 두기 매우 편리했다.
개인화장실까지 딸려있는 숙소인데 1박에 4만원이 채 되지 않다니!
회사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면서, 약 두달 간 정신 없이 일한 뒤 제주에 오게 되었다.
긴장이 풀린 탓일까, 출발하는 날부터 삐그덕대던 뒷목에 기어이 담이 와버렸고 제주에 있던 기간 내내 몸이 아팠지만,
숙소에만 있을 순 없어서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조금만 나와도 보이는 바다와 맑은 제주의 날씨.
썬칩처럼 울어있는 길과 펄럭이는 치마.
평일 오전 10시여서 문을 연 까페가 거의 없었다.
바닷가에서 가까운 까페 야외 캠핑의자에 앉아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일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 5시가 되어 길을 나섰다.
먼저 근처에 있는 분식집에 들러 아주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밖에 앉았다.
한 바퀴 산책을 하던 중 제대로 몸이 탈이 나서 고생했지만,
돌아온 청굴물이 너무 아름다워 가만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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